폐교를 수익화한다는 말이 나오면 “사람 모이는 공간”부터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진짜 꾸준한 수요는 의외로 눈에 잘 안 보이는 인프라에서 나온다. 그중 하나가 공공 와이파이 + 통신 백업(비상 통신) 거점이다.
폭설·폭우·산불·정전·통신 장애 같은 상황이 한 번만 터져도 주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연락이 안 된다”는 공포다. 모바일 데이터가 막히고, 기지국이 다운되고, 전기가 끊기면 안내방송도, 재난문자도, 지도도 멈춘다. 이때 지역에 통신이 살아있는 ‘작은 요새’가 있으면 행정도 주민도 움직일 수 있다. 폐교는 그 요새로 만들기 가장 쉬운 자산이다.
한 줄 정의
폐교 = 평상시엔 공공 와이파이·디지털 서비스, 비상시엔 ‘통신·전력 백업’ 재난 거점으로 전환되는 멀티 인프라

왜 하필 폐교인가?
1) 공간이 넉넉하고 분리 운영이 쉽다
교실·특별실·행정실 구조 덕분에 장비실(UPS/배터리)·관제실·주민 대기공간을 분리하기 좋다. 사람과 장비가 섞이면 운영이 꼬이는데 학교 구조는 원래 구역 분리가 되어 있다.
2) 전기·배선·출입 통제가 이미 깔려 있다
폐교는 기본적으로 전기 인입이 되어 있고 배선 수선도 비교적 수월하다. 무엇보다 출입문/담장/운동장 같은 보안 경계가 있어 통신 장비 운영에 유리하다.
3) 지역 중심점 역할을 하기 좋다
학교는 대부분 주민들이 위치를 명확히 알고 접근도 쉽다. 비상시에는 “찾기 쉬운 곳”이 곧 생명선이 된다.
이 거점에서 무엇을 제공하나? (평시/비상시)
① 평상시: “디지털 편의 인프라”
- 공공 와이파이(실내+운동장 일부)
- 무인 민원/행정 키오스크(간단 서류 발급·안내)
- 디지털 교육·시니어 스마트폰 교실
- 마을 CCTV/환경센서 중계(선택)
평상시 이용자가 있어야 시설이 살아있고 유지관리도 자연스럽게 굴러간다. 아무도 안 쓰는 비상시설은 결국 방치된다.
② 비상시: “통신 백업 + 충전 + 정보 허브”
- 정전 대비 전력 백업(UPS + 배터리)
- 휴대폰·보조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 재난 상황 공지판/전광판/음성 안내
- 공공 와이파이 기반 메시지/연락 허브(최소한의 연결 유지)
여기서 핵심은 ‘완벽한 통신 복구’가 아니라, 최소 연결성(minimum connectivity)을 확보하는 것이다. 주민에게는 연락 한 통, 지도 확인, 가족 안부가 가장 절실하다.
수익화 포인트: “공공성 + 운영비 회수” 구조로 짜야한다
이 아이디어는 카페처럼 바로 돈이 쏟아지는 구조가 아니다. 대신 꾸준히 들어오는 계약·위탁·임대형 수익으로 설계한다.
수익원 A) 공공 와이파이/거점 운영 위탁
- 지자체가 기본 운영비를 지급하거나
- 통신사/운영사가 설치·운영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형태(지역 여건에 따라)
수익원 B) 통신·전력 장비 공간 임대(마이크로 데이터/중계 거점)
- 장비실 일부를 통신 장비/백업 장비 설치 공간으로 제공
- “공간 + 전기 + 보안 + 유지관리” 패키지로 월 임대료 형태 가능
수익원 C) 평시 프로그램 유료화(과하지 않게)
- 디지털 교육(심화반), 소규모 코워킹, 회의실 대관 등
- 비상 거점이라는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운영비 보전”
포인트는 간단하다. 평시는 돈이 새지 않게 비상시는 반드시 작동하게.
시설 구성 “최소 세트”만 잡아도 된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할 필요 없다. 아래 “최소 세트”만으로도 기획은 가능하다.
- 장비실(1교실): UPS/배터리, 배전반, 통신장비 랙
- 관제/운영실(행정실): 모니터링, 안내방송, 연락체계
- 주민 공간(2~3교실): 대기, 충전, 안내
- 야외(운동장 일부): 와이파이 커버리지, 집결 동선
추가 옵션으로는 태양광(지붕) + 소형 ESS(여건 되면)까지 얹을 수 있는데 이건 2단계에서 해도 늦지 않다.
리스크는 3개만 체크하면 된다
1) 보안
통신/전력 장비는 “훔치기”보다 “망가뜨리기”가 더 위험하다. 출입통제, CCTV, 잠금구역 분리가 핵심.
2) 유지관리
비상시설은 점검이 생명이다. 월 1회라도 전원 전환 테스트, 배터리 상태 확인, 와이파이 품질 체크 같은 루틴이 있어야 한다.
3) 평시 이용 저조
아무도 안 쓰면 예산이 끊긴다. 그래서 평시에 스마트폰 교실/민원 키오스크/마을 회의실 같은 “오게 만드는 이유”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실행 순서(실패 확률 낮추는 방식)
- 재난 취약 포인트 지도화: 정전 잦은 구역, 통신 음영, 고령층 밀집
- 폐교 1곳 선정 후 최소 세트로 파일럿 구축
- 평시 프로그램을 붙여 이용률 지표 확보
- 통신사/전력/안전 부서와 협업해 운영·점검 루틴 표준화
- 성과 나오면 인근 폐교/공공시설로 거점 네트워크화
거점은 “한 곳”만 있어도 힘이 생기지만 “두 곳”부터는 재난 대응이 시스템이 된다.
폐교를 공공 와이파이·통신 백업 거점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는 화려하진 않지만 지역 입장에선 가장 실용적인 수익화다. 평상시에는 주민 편의와 디지털 격차 해소에 쓰이고 비상시에는 통신·전력의 마지막 안전망이 된다. 즉, 돈을 벌면서도 공공성이 강해 예산·지원 논리까지 갖춘 모델이다. 폐교를 “멈춘 건물”로 둘 게 아니라 지역의 연결성을 지키는 “살아있는 인프라”로 되살리는 방법이다.
추가로 꼭 넣고 싶은 설계 포인트가 하나 있다. 이 거점은 “와이파이 깔아 두는 곳”이 아니라 재난 시 정보 혼란을 줄이는 ‘공식 안내 채널’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평상시부터 주민에게 “여기 오면 된다”는 학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월 1회 정도 비상 전환 시뮬레이션(정전 가정 → 백업 전원 전환 → 안내방송 송출 → 충전존 운영)을 짧게라도 돌리고 마을 방송·카톡채널·현수막으로 거점 위치와 이용법을 반복 안내하는 식이다. 또 주민이 가장 많이 묻는 건 “지금 어디로 가야 해요?”가 아니라 “지금 뭐가 맞는 정보예요?”이기 때문에, 거점 내부에 QR 안내판(대피소/급수처/병원/약국/도로 통제)을 붙여 ‘최신 정보만’ 보여주는 구조가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고령층을 고려해 종이 안내문 출력(간단 지도/연락처) 기능도 넣으면 체감 만족도가 확 뛴다. 이런 디테일이 쌓이면 폐교 통신 거점은 평시에도 주민이 신뢰하는 장소가 되고 비상시에 “사람이 모여도 혼란이 줄어드는 공간”으로 진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폐교를 ‘생태 복원 학교’로: 운동장을 습지·초지로 바꾸고 조류·곤충 시민과학 기지로 운영하는 방법 (0) | 2026.02.10 |
|---|---|
| 폐교 수익화: 소규모 데이터센터(엣지 서버) + 냉각 실증 공간으로 ‘인프라 임대수익’ 만드는 법 (0) | 2026.02.10 |
| 폐교 수익화의 정답: 마을 소형 물류센터로 돈 버는 법 (0) | 2026.02.09 |
| 폐교를 ‘지역 드론 운영·정비 거점’으로 만드는 법 (0) | 2026.02.08 |
| 폐교를 ‘전기차·이륜차 충전 허브 +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모델 (0) | 2026.02.08 |
| 폐교를 ‘기부금·후원 물품 투명 공개 플랫폼’으로 만드는 법 (0) | 2026.02.07 |
| 폐교를 ‘지역 의류·침구 세탁/수선 허브’로 만드는 방법 (0) | 2026.02.07 |
| 폐교를 ‘문화재 수리·보존 실습장’으로 바꾸는 기획 (0) | 2026.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