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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공간 리셋 프로젝트

버려진 폐교, 청년 창업캠프로 다시 뛰다 – 지역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교육 실험

by knowledgeof 2025. 4. 26.

버려진 폐교, 청년 창업캠프로 다시 뛰다 – 지역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교육 실험

한때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작은 학교.
지금은 칠판 대신 화이트보드가, 교실 책상 대신 노트북과 아이디어가 놓여 있다.
여기, 이 공간에서는 지금도 청년들이 창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피칭 자료를 만들고, 함께 문제를 푸는 실전 수업
이 한창이다.

이곳은 더 이상 학생이 없는 ‘폐교’가 아니다.
이제는 지역 청년들이 창업을 배우고 실행하는 진짜 교육 공간이다.

폐교가 ‘스타트업 캠퍼스’가 된 이유

전국적으로 폐교 수는 4,000곳을 넘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도시 외곽·농촌에 방치된 채
활용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수도권의 청년들은 비싼 창업 사무실, 부족한 교육 기회,
혼자서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이 두 문제를 연결한 곳이 있다.
바로 전남 J군.
여기서는 2021년부터 ‘로컬 창업 인큐베이팅 캠프’라는 이름으로
폐교를 청년 창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리모델링된 폐교 창업 캠프

공간 구성: 학교를 오피스로 바꾸다

OO초등학교는 2016년 폐교 이후 방치되어 있었다.
지자체와 청년 창업 팀, 건축 리모델링 스타트업이 손잡고
2021년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 교실 4개: 각 팀별 독립 작업실
  • 체육관: 30명 이상 수용 가능한 다목적 발표 공간
  • 교무실: 공동 회의실 및 온라인 미팅 전용룸
  • 급식실: 공용 주방 겸 커뮤니티 다이닝 공간
  • 운동장: 로컬마켓, 플리마켓 등 실제 비즈니스 실험장

실제로 지금 이 폐교에는
총 6개의 창업팀이 함께 거주하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푸드 브랜드, 농촌 SNS 마케팅 대행,
로컬 패션 브랜드, 1인 미디어 콘텐츠 팀까지.

각 팀은 이곳에서 3개월간 숙식하며
👉 교육 + 실습 + 피칭 + 투자 연결을 동시에 경험한다.


운영 방식: 교육과 실전을 연결한 구조

운영은 ‘실전 중심’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실제 전문가들의 교육과 피드백이 이어지고,
주말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거나 시연한다.

“이론은 온라인으로도 배울 수 있어요.
그런데 이곳은 ‘진짜 고객’을 만나고,
실패도 해보고, 수정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 한지용 / 20대 창업 참가자

모든 팀은

  • 첫 주: 시장조사 & 문제 해결 워크숍
  • 둘째 주: MVP 제작 (가장 간단한 제품·서비스)
  • 셋째 주: 로컬 마켓 운영 & 피드백 수집
  • 넷째 주: 발표 + 투자사 앞 피칭 대회

이 흐름 속에서 창업자들은
진짜 '고객의 반응’을 통해 사업을 다시 정의하고,
협업하고, 지역 안에서 사업의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지역과 연결되다: 마을이 창업 생태계가 되는 순간

중요한 건 이 창업캠프가
마을과 단절된 외딴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 농민은 참가자에게 식자재를 공급하고,
이장님은 마을축제에 부스를 열 기회를 제공하며,
어르신들은 시장에서 피드백을 준다.

이 공간은 창업자에게
단순한 교육장이 아니라
‘시장과 커뮤니티가 연결된 실전 테스트베드’로 작동하고 있다.

또한,
👉 마을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지역 창업 멘토’로 참여하고,
👉 청년들은 마을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며 사회적 기여를 한다.


그 결과: 폐교는 이제 기회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총 4개의 창업팀이 실제 사업화를 이어갔고
2팀은 지자체 청년 창업 공간으로 이전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창업이 어렵다”가 아니라
“창업이 지역과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공간 활용 그 이상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현재 다른 2개 폐교도 후속 공간 전환이 논의 중이며,
지자체는 이 프로젝트를
청년 유입과 지역 브랜드 육성을 위한 장기 정책으로 확대 중이다.


폐교는 더 이상 ‘과거의 공간’이 아니다

학교는 사라졌지만, 배움은 남아 있다.
책상은 없어졌지만, 창업가들의 노트북이 들어섰다.
종소리는 울리지 않지만,
“이번 피칭은 누구부터 시작할까요?”라는 질문이 울려 퍼진다.

폐교를 단지 남은 건물로 보지 않고,
그 안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을 때—
지역은 다시 젊어지고,
청년은 다시 기회를 얻는다.

앞으로 더 많은 폐교가
이런 방식으로 청년 창업의 실험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이 캠프는 지금도 오늘의 기업가들을 키워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