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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공간 리셋 프로젝트

폐교를 리사이클 창작소로? 환경 스타트업의 반전 실험

by knowledgeof 2025. 4. 24.

폐교를 리사이클 창작소로 전환한 환경 스타트업 이야기

폐교를 리사이클 창작소로 활용

폐교, 리사이클 창작소로 다시 태어나다

전국에 방치된 폐교가 다시 숨쉬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던 교실, 교무실, 체육관이 이제는 창의적인 재생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폐교를 리사이클 창작소로 전환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개발하거나 환경 교육을 진행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폐교는 넓은 공간과 독립된 구조 덕분에 공방, 교육실, 전시실로 활용하기 좋고, 지역 주민들과의 접점도 확보할 수 있어 친환경 활동의 거점으로 적합하다.
특히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로컬 프로젝트와도 잘 어울려, 청년 창업자와 지자체가 손잡고 폐교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왜 폐교는 리사이클 창작소로 적합한가?

폐교는 기본적으로 넓고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교실은 목공, 섬유, 금속, 플라스틱 가공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작업실로 개조가 가능하다.
첫째, 이미 설치되어 있는 전기·수도·환기 시스템은 기초적인 설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 둘째, 교무실은 사무공간이나 팀 회의실로 전환할 수 있고, 체육관은 전시 공간, 팝업 스토어, 교육 워크숍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셋째, 대부분의 폐교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대규모 공방 작업 시 소음이나 분진으로 인한 민원 걱정이 적다.
넷째, 지자체의 리모델링 비용 일부 지원, 청년 창업 공간 제공 정책 등과 연계되면 초기 창업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환경 관련 스타트업들은 기존 사무실 대신 ‘지역 폐교 한 채’를 통째로 창작소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실제 사례: '제로랩스', 폐교에서 탄생한 순환형 제작소

강원도 G군의 한 폐교. 이곳은 2013년에 문을 닫은 초등학교였지만, 2021년 한 청년 환경 스타트업이 ‘제로랩스’라는 이름으로 리사이클 창작소를 열면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이 스타트업은 버려진 현수막, 플라스틱 용기, 폐목재 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하는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교실 3칸은 플라스틱 재생 압출 작업실, 목공실, 봉제실로 리모델링되었고, 강당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리사이클 체험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제로랩스는 단순한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지역 아이들과 함께 쓰레기 분해 실험, 리사이클 공예 수업, 환경 퀴즈 대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교육 + 창업 + 지역 커뮤니티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제품을 지역 내 플리마켓에서 판매하거나, 마을 주민과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을 나누는 방식도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폐교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환경 감수성을 키우고 창의성을 자극하는 교육·창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영의 실제, 그리고 해결 과제

폐교를 창작소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많지만, 현실적인 운영에는 다양한 문제가 동반된다.
첫째는 시설 개조 비용이다. 기존 교실은 작업공간으로 전환할 때 전기 증설, 환풍기 설치, 바닥 보강 등의 작업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선 초기에 일정 자금이 필요하다.
둘째는 안전 기준이다. 공방은 기계를 다루는 작업이 많아 산업안전관리 기준에 맞는 설비가 요구된다. 소방 설비, 방재 기준도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설계와 점검이 필요하다.
셋째는 지역과의 연결 부족이다. 일부 창업팀은 외지에서 입주해 내부 작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지역 주민과 소통이 단절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지역 학교, 마을 단체, 어린이집, 복지센터 등과의 협업이 필수다.
실제로 운영이 성공적인 팀들은 지역 행사 참여, 주민 대상 프로그램 제공, 공동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폐교는 자원 순환의 거점이 된다

우리는 이제 ‘버리는 시대’에서 ‘다시 쓰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공간의 재활용’이 있다. 폐교는 공간 그 자체로서 이미 거대한 자원이지만, 거기서 생산되는 아이디어, 제품, 교육, 협업은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한다.
리사이클 창작소로서의 폐교는 단순한 스타트업의 본사가 아니라, 순환경제와 지역재생이 만나는 접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폐교를 통해 자신만의 친환경 실험을 펼치길 바라며, 그 공간이 지역과 지구 모두를 살리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